마르 10:35-45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선생님, 소원 이 있습니다. 꼭 들어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선생님께서 영광의 자 리에 앉으실 때 저희를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을 수 있단 말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예,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도 내가 마실 잔을 마시고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편이나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 가 야고보와 요한을 보고 화를 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이방인들의 통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또 높은 사람들은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 오늘의 묵상: 잔을 들고 머뭇거리는 나
예수께서 들고 있는 잔이 몹시도 궁금하여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그러다가 기억은 나를 중학교 2학년 늦가을로 이끌었습니다.
손발이 유난히 차가운 나를 위해 엄마가 특별히 민간요법 약을 만드셨습니다. 아끼던 예쁜 찻잔에 담아 건넨 것은 새까만 물이었습니다. 냄새를 맡아보니 고약했습니다. 엄마는 들에서 꺾어 말리고 삶은 과정을 설명하며 안심하고 마시라고 했습니다. 한 모금 마신 나는 이내 뿜어내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구절초를 다린 물이었습니다. 한 해 뒤에 만든 인진쑥도 쓰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호기로운 제베대오의 두 아들에게 주님은 묻습니다.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난의 세례를 받을 수 있단 말이냐? 저도 그랬습니다. 주님이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듣고 그 잔에는 달콤한 것이 들은 줄 알았습니다. “꼭 들어주십시오.” 눈앞에 문제만 보고 간청했습니다.
지금도 구절초. 인진쑥은 여전히 쓰지만 뱉어내지는 않습니다. 주님의 잔에는 그보다 쓴 것도 들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종이 되어 섬기라 하시니, 선뜻 마시지 못하고 잔을 들고 머뭇거립니다. 내가 들고 있는 이 잔을 주님께 넘기지 않고 천천히 마실 수 있게 도우소서.
# 오늘의 기도
오늘 종이 되어야 할 자리에서 내가 온전히 섬기는 자가 되게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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