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8:18-22 / 동계재(성직후보자, 수도자)
예수께서는 둘러서 있는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 율법학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와서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 오늘의 묵상: 모습은 다르지만
말씀을 읽으면서 사람들을 여러 무리로 구분 짓는 나를 봅니다. 기도 자리에 앉으니 그 무리를 세분하여 또 가르고 있습니다. 둘러선 군중, 건너편으로 가려는 제자, 예수를 따르겠다는 율법학자, 나중에 따라간다는 제자. 공동체 신앙생활에도 나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하고 그들이 틀렸다고 제 방식대로 분리했습니다.
율법학자와 제자의 물음에 대한 예수의 말씀을 저는 못 알아듣겠습니다. 아마도 제 질문이 아니라서 그런가 봅니다. 저의 물음을 찾다가 내년 이사로 교회와의 거리는 멀어지는데 직분을 맡은 상황을 꺼냈습니다. “지금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라고 권면한 신부님의 말씀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지금이 중요하구나! 본문에 등장한 사람들의 모양은 다르지만 모두 예수 앞에 나와 있으니 죽은 자들은 아닌 듯합니다. 일어나지 않은 내일 일보다 지금 일어난 일을 똑바로 봐야겠습니다. 호수 건너편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구합니다. 하느님 앞에 나온 교우들을 구분하며 장례하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범하지 않도록 주님의 자비를 빕니다.
# 오늘의 기도
오늘을 온전하게 살아내며 호수 건너편을 볼 수 있는 눈을 허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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