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6일 화요일
요한 6:30-35
그들은 다시 “무슨 기적을 보여 우리로 하여금 믿게 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그는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그들을 먹이셨다.’ 한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너희를 먹인 사람은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진정한 빵을 내려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 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 오늘의 묵상: 기억하면 살아 있는 것이다
작년 말, 정다운 분들과 송년 식사모임을 가졌습니다. 하얀 접시에 담긴 빨간색 토마토 소스와 장식으로 살포시 얹힌 애플민트 초록색의 대비가 눈을 사로 잡았습니다. 앙증스러운 초록 잎을 살짝 손으로 잡으니 싸하고 퍼지는 민트향이 코끝에 매우 상큼했습니다. 여름철 냉수에 한 두 잎 띄워도 청량한 시원함으로 종종 애용하던 허브입니다.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난 주일, 송년모임에 함께 했던 분이 조그만 화분에 심은 애플민트 한 줄기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갈색 플라스틱 화분에 한 줄기 뻗어 나오고 있는 줄기가 너무 가늘어서 집으로 오는 도중에 부러져 버릴까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였습니다. 낯선 집에서의 첫날이 외로울까 봐 부엌 창가 스투키 옆에 두었습니다. 가늘던 줄기에 제법 살이 올랐습니다. 연초록 줄기가 이제는 검붉은색으로 변하고 단단해지고 초록 잎들도 꼿꼿이 머리를 들고 있습니다. 며칠 전, 긴 가지의 중간을 잘라 물에 담가 두었던 마디 마디에서 하얀 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명이 자라고 있습니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저는 ‘생명‘이라는 단어에 집중합니다. 갑작스럽게 너무도 가슴 아프게 이별을 경험한 후, 저는 생명을 보살피는 일이 무섭습니다. 오롯이 나의 책임 아래 생명을 돌보며 지켜낸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과 생명을 지켜낸다는 것은 다르기도 합니다. 나는 아직도 이별의 사실은 꺼내어 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일로 말하지 않습니다. 기도 속에서 만나며 기억하며 현재로 살아 있습니다. 3월은 물오름 달입니다. 뿌리 내린 애플민트에 물이 오르며 파릇하고 생생한 잎들이 꽤 나왔습니다. 햇살 잘 드는 창가의 푸른 생명들이 저의 두려움을 조금씩 옅어지게 해 줍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생명의 귀함을 새기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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