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21:29-33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런 비유를 들려주셨다. “저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들을 보아라. 나무에 잎이 돋으면 그것을 보아 여름이 벌써 다가온 것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온 줄 알아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없어지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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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모든 나무들을 보아라
교회는 대림절로 새해를 시작하니까 교회 달력으로는 이미 2024년이 시작된 겁니다. 성탄을 준비하며 세상보다 먼저 한 해를 마감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준비합니다. 대림절은 "기다림의 시간" 입니다. 제가 지금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다시 오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태양과 모든 별과 하늘이 다 무너지면 제가 쌓아온 제 인생은 무엇이 남을지 묵상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은 중요한 것들을 미래에 두고 "기다림"을 강조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심판이 그렇고 죽음 이후의 내세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기다림"과 미래의 강조가 '현재를 충실하게 살지 못하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삶의 조건의 열악함을 개선하기 위해서 현재를 참고 견디면서 좋아질 때를 "기다리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현재를 놓치고 말았구나!'하는 자각이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보니 나무들은 겨울을 준비하면서 현재를 충실하게 삽니다. 겨울에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나무는 물을 빼고 잎들을 떨구어냅니다. 나무들의 겨울 준비 과정은 단풍입니다. 나무마다 떠나는 잎들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산이 온통 찬란한 빛으로 화려하게 변합니다. 나무는 겨울이 곧 반드시 온다는 걸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살려온 물과 잎을 버리고 비우면서 최절정의 멋을 창조합니다.
저도 저의 겨울을 잊지 않으면서 지금을 잘 살고 싶습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제 인생과 생명이 모두 주님의 손안에 있다는 걸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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