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5:1-10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들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저 사람은 죄인들을 환영하고 그들과 함께 음식까지 나누고 있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마리를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흔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둔 채 잃은 양을 찾아 헤매지 않겠느냐? 그러다가 찾게 되면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습니다.’ 하며 좋아할 것이다.
잘 들어두어라. 이와 같이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는 것을 하늘에서는 더 기뻐할 것이다.” “또 어떤 여자에게 은전 열 닢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닢을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 여자는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온통 쓸며 그 돈을 찾기까지 샅샅이 다 뒤져볼 것이다. 그러다 가 돈을 찾게 되면 자기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잘 들어두어라.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 오늘의 묵상: 길 잃은 양
가끔 아파트 승강기 안에서 만나게 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마주치면 누구에게나 싹싹하게 인사하는 선하게 생긴 내외와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기분이 좋아져 미소로 답하며 잠시나마 즐겁게 대화를 나눕니다.
가볍게 서로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화가 꽉 찬 얼굴로, 눈이 마주쳐 옅은 미소와 함께 목례를 해도 못 본 척하는 아저씨도 있습니다. 서너 번 무시당하자 무안해서 속으로 “잘 났어, 정말.” 하며 돌아서 버렸습니다. 그 후론 아저씨가 타고 있으면 승강기를 타고 싶지조차 않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잃었던 양에 관한 말씀 묵상 내내 웬일인지 그 아저씨가 무리에서 떨어져 길 잃고 헤매는 양의 자리에 서있는 게 보였습니다. 언뜻 그 양반이 주님께서 그토록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신 그 길 잃은 양일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일며, 들판을 헤매시다 양을 찾게 되자 어깨에 메고 돌아와 기쁨에 겨워 잔치를 베푸시는 주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약한 자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과 너희가 너희한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잘해 준다면 나의 자녀가 될 자격이 없다는 말씀도 떠올랐습니다. 지극한 슬픔이나,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이웃의 인사 같은 것은 눈에 안 들어왔을지도 모르는데 멋대로 판단하고 속으로 욕하며 돌아 서버린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아저씨가 어서 주님의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오길, 그래서 얼른 슬픔에서 벗어나 다시 웃음을 되찾게 되기를 기도로 응원 합니다.
# 오늘의 기도
겉모습만 보고 편협하게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않게 하시고 주께서 사랑하시는 불우한 이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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