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4:15-24
같이 앉았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하느님 나라에서 잔치 자리에 앉을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준비하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였다.
잔치 시간이 되자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자기 종을 보내어 준비가 다 되었으니 어서 오라고 전하였다.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못 간다는 핑계를 대었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으니 거기 가봐야 하겠소. 미안하오.’ 하였고 둘째 사람은 ‘나는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보러 가는 길이오. 미안하오.’ 하였으며 또 한 사람은 ‘내가 지금 막 장가들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소?’ 하고 말하였다.
심부름 갔던 종이 돌아와서 주인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집주인은 대단히 노하여 그 종더러 ‘어서 동네로 가서 한길과 골목을 다니며 가난한 사람, 불구자, 소경, 절름발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하고 명령하였다.
얼마 뒤에 종이 돌아와서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다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고 말하니 주인은 다시 종에게 이렇게 일렀다. ‘그러면 어서 나가서 길거리나 울타리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억지로라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도록 하여라. 잘 들어라. 처음에 초대받았던 사람들 중에는 내 잔치에 참여할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 오늘의 묵상: 초대
카톡 카톡!! 직장생활을 하면 자연스레 단체 카톡방이 여러 개 만들어 집니다. 제가 원하던,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입사동기 수다방에서부터 업무 연락방과 직급별, 팀별 모임방, 행사팀 모임방까지 대여섯 개가 넘는 카톡 방이 순식간에 만들어 집니다.
그뿐 아니라 일회성으로 만들어지는 경조사 단톡방도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 단톡방은 좀 정리하고 싶은데, 상사보다 먼저 나가기를 누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초대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을 왜 그랬을까 하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내가 응하지 않는, 내게 불편하고 가고 싶지 않은 초대는 무엇이었나 생각하게 보니, 업무상 어쩔 수 없다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말들이 오가는 단체 카톡방의 초대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과연 예수님 당시 하느님 나라의 초대가 즐겁고 기쁜 소식이었을지도 묵상해 봅니다.
나는 진정 예수님의 초대가 기쁘고 즐거운가,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곳인데, 교회로의 초대가 피곤한 단톡방처럼 여겨지지는 않는가 묵상하게 됩니다.
수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각박하고 쉽지 않은 세상살이 속에서 진정한 휴식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교회 공동체이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공동체를 만들며 한 사람이라도 이곳에 더 초대할 수 있는 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의 초대에 더 많은 이들이 응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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