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1:23-27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와서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십니까? 누가 이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지 말하겠다.
요한은 누구에게서 권한을 받아 세례를 베풀었느냐? 하늘이 준 것이냐? 사람이 준 것이냐?” 하고 반문하시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그 권한을 하늘이 주었다고 하면 왜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사람이 주었다고 하면 모두들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으니 군중이 가만 있지 않을테지?” 하고 의논한 끝에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하고 말씀하셨다.
# 오늘의 묵상: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어머니는 조용조용 풍금을 타십니다. 무슨 곡조인지는 몰라도 어째 구슬프고 고즈넉한 곡조입니다. 밤이 늦도록 어머니의 그 구슬프고 고즈넉한 곡조는 계속되고 또 계속됩니다. 어머니는 6살 난 딸아이의 손을 꼭 잡고 주기도문을 외웁니다. “시험에 들게 마옵시며~~ 시험에 들게 마옵시며~`” 인습과 기성의 윤리에 얽매여 이루지 못하는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 사이의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과 갈등의 ‘시험’을 기차에 실어 멀리 떠나보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해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늘 이 부분에서 저는 다음 기도문을 잇기가 어렵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수록 무거운 것이 가슴을 누르는 듯 마음이 불편합니다.제가 가장 힘들고 무서웠던 시간에, 그동안 아끼며 순진하게 믿었던 사람들의 사악한 배반은 잊히지 않습니다.
가슴 속 깊이 묻어 두었던 그 일들이 시간이 주는 망각 속에 조금 옅어졌으려나... 시간이 꽤나 지나갔지만, 그 기억들은 떠나지 못했습니다.제가 그들을 이대로 모른 척은 할 수 있겠지만, ‘용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주님께서는 무슨 ‘권한’으로 제게 그들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시는지요?
고개를 들어 십자가를 바라봅니다.하느님 인간으로 낮고 낮은 곳으로 내려 오신 예수님! 죄인들 안으로, 절망하는 자들 곁으로, 죽어가는 자들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오늘도 부족한 저를 다독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낮아짐과 함께 하는 것에 하느님의 길이 있음을 실천하도록 인도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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