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3:7-18
요한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독사의 족속들아, 닥쳐올 징벌을 피하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 그리고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다.’ 하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마라. 사실 하느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실 수 있다.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혀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군중은 요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세리들도 와서 세례를 받고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내지 마라.” 하였다. 군인들도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러주었다.
백성들은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터였으므로 요한을 보고 모두들 속으로 그가 혹시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이제 머지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신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은 손에 키를 들고 타작 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그 밖에도 요한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권하면서 복음을 선포하였다.
# 오늘의 묵상: 질문하는 신앙
오랫동안 다른 교회를 출석하다가 성공회 교회를 찾아온 한 교우와 대화를 나누던 중 성공회 교회로 옮기게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성공회는 질문을 해도 괜찮은 교회 같아서요. 이전 교회에서는 질문을 하면 믿음이 부족하다고 핀잔을 들었어요. 대답을 들을 경우에도 너무나 뻔한 교과서 같은 대답만 해서 답답했습니다.”
교우들과 성경공부를 하거나 신앙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에 나의 태도를 돌아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정답을 가르치려고 나 혼자 떠들었다면 이제는 교우들께 질문을 하고 그들의 생각과 고백을 들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교우들도 더 깊이 생각하고 서로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 고백 안에는 뉘우침도 있고, 감사도 있고, 기쁨도 있고, 아픔도 있습니다. 일방적인 강의보다 훨씬 은혜롭고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복음을 선포했을 때 그것을 들은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세리들도, 군인들도 모두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 질문은 지식을 위한 것도 아니고 판단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나의 생각과 삶을 변화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대림절 한 가운데를 지나면서 기쁨으로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봅니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저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 오늘의 기도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저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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