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0:17-24
일흔두 제자가 기쁨에 넘쳐 돌아와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습니다.” 하고 아뢰었다. 예수께서 “나는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내가 너희에게 뱀이나 전갈을 짓밟는 능력과 원수의 모든 힘을 꺾는 권세를 주었으니 이 세상에서 너희를 해칠 자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악령들이 복종한다고 기뻐하기보다는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 기쁨에 넘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셨습니다. 아들이 누구인지는 아버지만이 아시고 또 아버지가 누구신지는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사실 많은 예언자들과 제왕들도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듣지 못하였다.”
*** 오늘의 묵상: 누군가의 하늘
어르신은 법학을 전공했지만, 법조인 길을 걷지 않고, 피아노가 좋아서 피아노 선생님을 직업으로 선택했습니다. 믿음이 두텁고 성실해서 성당에서 피아노 반주 봉사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피아노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성당에서 피아노 반주 봉사도 그만두었습니다.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죄송함도 있지만, 평생 피아노를 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어르신.
평생 미혼으로 살아온 어르신은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라서 독주회 같은 것을 해보지 못한 것이 한이었습니다. 몇몇 분들과 힘을 모아, 안국동에 피아노가 있는 카페를 전세 내어 피아노 독주회를 열어드렸습니다. 노년에 만난 사람들 몇 앞에서 연주하는 것인데도 전날부터 잠을 설쳤다는 어르신. 어르신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을 끝 곡으로 쳤습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이 끝 곡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게 어르신이 꿈꾸는 생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독주회가 끝나고 어르신이 저를 보며 말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죽어도 여한이 없어. 오늘 일은 나의 하늘에 꼭 적어 놓을 거야."
*** 오늘의 기도
주님, 누군가의 하늘에 기록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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