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4:15-24
같이 앉았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하느님 나라에서 잔치 자리에 앉을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준비하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였다. 잔치 시간이 되자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자기 종을 보내어 준비가 다 되었으니 어서 오라고 전하였다.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못 간다는 핑계를 대었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으니 거기 가봐야 하겠소. 미안하오.’ 하였고 둘째 사람은 ‘나는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보러 가는 길이오. 미안하오.’ 하였으며 또 한 사람은 ‘내가 지금 막 장가들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소?’ 하고 말하였다. 심부름 갔던 종이 돌아와서 주인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집주인은 대단히 노하여 그 종더러 ‘어서 동네로 가서 한길과 골목을 다니며 가난한 사람, 불구자, 소경, 절름발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하고 명령하였다.
얼마 뒤에 종이 돌아와서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다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고 말하니 주인은 다시 종에게 이렇게 일렀다. ‘그러면 어서 나가서 길거리나 울타리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억지로라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도록 하여라. 잘 들어라. 처음에 초대받았던 사람들 중에는 내 잔치에 참여할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 오늘의 묵상: 초대장
"내가 죽고 나서 장례가 뭔 필요가 있어. 사람들의 손을 잡고 웃을 수 있을 때 인생의 작별 인사 나누고 싶어." 85세 무연고 노인은 저에게 소망이라며, 살아 있을 때 장례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싸운 사람들과 화해하고, 고마운 사람을 초대하여 감사 인사를 전하고 죽고 싶다고 했습니다. 노인과 저는 생전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장례식인데 부고장이 아니라 초대장을 많은 사람에게 보냈습니다. 초대장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고인이 되어서 치르는 장례가 아닌 임종 전 지인과 함께 이별 인사를 나누는 살아서 치르는 장례식을 하려고 합니다. 검은 옷 대신 밝고 예쁜 옷 입고 오세요. 같이 춤추고 노래 불러요. 능동적인 마침표를 찍고 싶습니다.'
생전 장례식 마지막 시간에 노인은 <귀천>이라는 시를 낭송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낭송이 끝나고 노인과 저는 초대 받은 많은 사람과 함께 원을 그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우리는 당신으로부터 삶과 죽음의 길에 초대되었습니다. 당신의 초대에 온전히 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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