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0:2-16
그 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해 준 것이다. 그런데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돌아 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자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랐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화를 내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리고 어린이들을 안으시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 오늘의 묵상: 참 예배
몇 달 전 남편을 잃고 기진해 쓰러져 있던 이웃에 사는 시누이로부터 다시 일어나 교회에 다녀왔다는 문자를 받고 이야기를 들으러 건너갔습니다. 큰 교회 권사로 평생 교회와 이웃을 위해 씩씩하게 봉사하던 이라 걱정하던 참이었습니다.
“언니, 오늘은 처음으로 본당에서 멀리 떨어진 탈북인들을 위한 교회에 갔었는데, 왔느냐는 인사를 하고는 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아 처음에는 아주 서먹했어요. 교회 안은 칭얼대는 아기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꼬마들, 잡으러 다니는 엄마 아빠들로 장터처럼 시끌벅적해 도무지 예배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뿌루퉁한 얼굴로 기도하고 찬송하다가 문득 ‘예수님 말씀을 들으러 모인 군중들의 모습이 이랬었겠구나’ 하는 데 생각이 미치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나처럼 마땅찮게 생각했던 제자들이 다가오는 꼬마들을 막아서자, 예수님께서 그대로 두라고 말씀하시는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 오늘 예배가 참 귀하게 느껴지면서 기쁘게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거룩한 예식에서 많은 은혜를 받아왔지만, 오늘은 예수님 시절의 참 예배에 초대받은 것만 같아 정말 감사했어요. 차려입고 나타난 나 같은 사람에겐 신경도 쓰지 않고 분주한 탈북인 가족들만을 자상하게 보살피는 봉사자들의 믿음도 참 귀하게 여겨졌어요. 다음 주일에도 그 예배에 나가 내가 헌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다시 봉사를 시작할까 해요.”
오늘 예배를 통해 순식간에 주님이 주신 마음을 회복한 시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에 담습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과 하느님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모든 이들을 지켜주시고 축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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