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7:31-37
그 뒤 예수께서는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에 들르셨다가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그 때에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주시기를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손가락을 그의 귓속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그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사람들은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시니 그분이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하구나.” 하며 경탄하여 마지않았다.
# 오늘의 묵상: 하느님 말씀 듣기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와 함께 “야훼 하느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창세기 2.7)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숨을 불어넣어 생명이 살아난다는 것과 ‘열려라’ 하여 귀가 열리는 것이 같은 의미라고 말씀하십니다.
귀가 열려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이 우리가 사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먼저 귀가 열려야 하느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그다음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으니, 말씀을 먼저 들어야만 하느님께 하고 싶거나, 여쭙고 싶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듣는 것이 먼저이고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요즘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어서 조용히 귀를 기울여 하느님 말씀을 듣기가 참 어렵습니다. 기도하려고 앉으면 머릿속은 이미 오만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버리면 또 올라오고, 버리면 또 올라오고 그렇게 오만 번쯤 하다 보면 기도의 시간은 지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바삐 돌아가곤 합니다. 사는 것(말씀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다고..... 그러기를 반복하는 것이 제 모습임을 고백합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제 모습입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말씀을 듣기 위해 오늘도 용기를 내어 십자가 앞에 앉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 저에게 한 말씀만 하시옵소서. 제가 듣겠나이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잠잠히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저를 정화시키고 제 귀를 열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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