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0일 목요일
마르 10:46-52
예수와 제자들이 예리고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떠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그 때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앞 못 보는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예수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여러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 큰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그들이 소경을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서라. 그분이 너를 부르신다.” 하고 일러주자 소경은 겉옷을 벗어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왔다. 예수께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하였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예수의 말씀이 떨어지자 곧 소경은 눈을 뜨고 예수를 따라나섰다.
# 오늘의 묵상: 당신은 지금 눈을 뜨고 계신 건가요?
살면서 공부하고 배우며 경험이 쌓이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줄 알았습니 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노하우(know-how)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부하며 배우긴 배웠지만 그릇이 크지 않고 자질이 부족해서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 한 것 같습니다. 이쯤 살면 영적인 눈이 밝아져서 세상의 이치가 밝게 보여야 할 것 같은 데 여전히 제 생각과 경험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욕심이나 고집이 줄지를 않고 경험이 쌓일수록 세상을 보는 저 만의 틀이 더 견고해졌습니다.
오늘 앞 못 보는 바르티매오가 주변 사람들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예수님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계속해서 소리치는 갈망이 제게는 없습니다. ‘이제 뭘 더 해보겠다고 나서는가?’ 하는 소리가 내면에서 들립니다. 바르티매오가 겉옷을 벗어버리고 벌떡 일어나서 예수님께 다가 가는 것 같은 용기도 제게는 없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안온하게 지켜 온 삶의 자리(겉옷)를 버리면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함이 고개를 듭니다.
맑은 마음과 밝은 눈이 아니면 아무리 진지하게 결단하고 열심을 내도 저도 모르게 제 편견과 아집에 갇혀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잘못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런 어둠 속에서 제가 얼마나 큰 오해와 착각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산 것입니다. 오늘은 바르티매오처럼 ‘눈을 뜨게 해 달라.’ 는 간절한 기도로 다시 시작합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지금 제가 얼마나 답답한 어둠 속에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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