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3:18-21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으며 또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겨자씨 한 알을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싹이 돋고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겨자씨와 같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 덩이가 부풀어올랐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누룩과 같다.”
*** 오늘의 묵상: 포기하지 않으면
"이 녀석, 어디 가서 사람 노릇은 하며 살 수 있을까요? 하느님이 좀 어떻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사고뭉치 손주를 키우는 할머니의 걱정과 푸념이 담겨 있는 질문입니다. "그럼요, 할머님이 포기하지 않으시면 돼요." 대답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마음이 복잡합니다. 제 마음도 이런데 할머님 마음은 오죽하실까요. 사실 저라면 벌써 여러 번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언제까지 참아주면, 언제까지 기다리면, 녀석이 정신 차리고 살아갈까요? 그런 날이 오긴 올까요? 녀석을 향한 제 마음의 좌절감과 패배감을 아시는 듯 오늘 주님은 하느님 나라는 지금 작고 미약해 보여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국은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녀석에게도 언젠가 하느님의 나라가 깃들이게 될 것을 소망하게 하십니다.
물론 여전히 가끔 전해 듣는 녀석의 소식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는 할머님이 계시기에 녀석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듯합니다. 녀석 안에도 하느님께서 뿌리신 소중한 씨앗이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음을 그의 할머니를 통해 바라보고 알게 하십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당신의 자녀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나라를 포기하지 않는 믿음을 허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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