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1:47-54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고 있다. 그렇게 해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소행에 대한 증인이 되었고 또 그 소행을 두둔하고 있다.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 무덤을 꾸미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가 ‘내가 그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고 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대는 창세 이래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잘 들어라. 아벨의 피를 비롯하여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된 즈가리아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너희 율법교사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렸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예수께서 그 집을 나오셨을 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몹시 앙심을 품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예수의 대답에서 트집을 잡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 오늘의 묵상: 진실
최근 군 단위의 산소 정리 사업으로 저희 선산 근처에도 깔끔한 현대식 추모 공원이 생겼습니다. 올해 윤달을 맞아 선산 여기저기에 계시던 조상님들을 납골당에 함께 모시며 몇 분의 집안 어른들의 사망 일자가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라가 해방되었지만 아직 정치가 안정되기 전, 한 집안에 닥쳤던 한국 현대사의 슬프고 생생한 흔적입니다. 남겨진 가족들의 고달프고 굴곡진 삶의 상처는 역사의 진실만이 아물게 할 수 있겠지요.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저의 느낌은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14일 전야제의 밤, 어둠이 내린 한강변에 드론불빛으로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떠올랐을 때, 촛불에서 응원봉으로 다시 빛을 되찾는 힘겹고 간절했던 여정 속에 함께했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마치 조국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함께 싸웠던 가까운 동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느닷없이 장군의 동상 이전 시도로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역사적 사실에 따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 ‘독립군’을 통해 비로소 우리 정부와 국군의 뿌리에 대한 진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큰 사람이 되고자 까치발 서지 않았지 / 키 큰 나무숲을 걷다 보니 내 키가 커졌지 행복을 찾아서 길을 걷지 않았지 / 옳은 길을 걷다 보니 행복이 깃들었지....... 가슴 뛰는 삶을 찾아 헤매지 않았지 / 가슴 아픈 이들과 함께하니 가슴이 떨려 왔지’(박노해, 진실 중)
진실을 영원히 무덤 속에 가둘 수는 없습니다. 지치지 않고 깨어 있는 빛들이 모이면 세상에 밝게 드러날 것이라 믿습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의 나라는 사랑과 정의입니다. 아직 어둠 속에 묻힌 진실들이 밝은 빛 가운데 온전히 드러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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