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9:51-56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으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 오늘의 묵상: 멸망이 아니라 구원!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을, 제자들을 시켜 준비시키시는 과정에 일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고 하니 그분을 맞아들이기를 거부한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스승이 거부당한 것에 분노한 것인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에 분노한 것인지 아무튼 그들을 불살라버리고 싶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그런데 그런 야고보와 요한의 분노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나도 내 안에 그런 불같은 분노가 있음을 압니다. 누군가 내 뜻을 막거나 오해하거나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거부당했을 때 분노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그들을 향해 하늘의 불이 내리기를 바라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고 끔찍한 마음인지 오늘 말씀을 통해 봅니다. 내게 해코지한 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벌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먹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다못해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려는 예수님이 가시는 길에 걸림돌이 된 이들도 멸망이 아니라 구원으로 예수님께서 품으시는데 혹여 누군가 내 뜻에 맞서는 것, 내게 잘못한 것이 뭐 그리 큰 죄라고 그들을 향해 악한 마음을 품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향한 분노는 결국 나를 구원이 아니라 멸망으로 이끕니다. 멸망이 아니라 구원! 이 크신 사랑의 은총은 내게도 고스란히 비추는 빛입니다.
혹 지금 아무리 힘들고 아프더라도 결국 나를 향한 그리고 우리를 향한 그분의 뜻은 멸망이 아니라 구원임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 오늘의 기도
사랑의 주 하느님, 저를 향한 당신의 사랑과 구원의 뜻을 믿고 그 믿음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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