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6:45-52
그 뒤에 곧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 베싸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혼자서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그들을 보내시고 나서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셨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배는 바다 한가운데 있었고 예수께서는 혼자 육지에 계셨다.
제자들은 마침 역풍을 만나 배를 젓느라고 몹시 애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는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 쪽으로 오시다가 그들 곁을 지나쳐 가시려고 하였다. 그것은 새벽 네시 쯤이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그를 보고 모두 겁에 질렸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하시며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제자들은 너무나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들은 마음이 무디어서 군중에게 빵을 먹이신 기적도 아직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다.
# 오늘의 묵상: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우리의 감각은 환경에 변하면서 사물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시골에 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자라서 밤길이 익숙하지 않았던 저에게 어른들이 동네 가게로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밤길을 걸을 때 저는 모든 것이 이상하게만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때 경험했던 낯설고 무서웠던 일이 떠오르면서 제자들이 겪었을 놀라움과 공포가 어떠했는지 공감이 갔습니다.
평상시에는 전혀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에 캄캄한 밤, 그것도 풍랑이 심한 바다 한가운데서 예수님이 먼저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라”고 먼저 말씀하시기 전까지 제자들은 그 유령 같은 존재가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살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순간을 겪을 때마다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당혹감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심하면 어떤 사람들은 공황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오늘 “나다. 겁내 지 말고 안심하여라”라고 말을 건네시는 예수님의 음성에 마음에 평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내 안에 오셔서 인생의 거친 풍랑을 헤치고 무사히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 봅니다.
# 오늘의 기도
살면서 낯설고 당혹스러운 일을 겪을 때마다 주님이 하신 이 말씀을 명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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