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5:12-16
예수께서 어느 동네에 계실 때에 온몸이 나병으로 문드러진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예수를 보자 땅에 엎드려 간청하며 “주님, 주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주실 수 있으십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그렇게 해주마. 깨끗하게 되어라.” 하시자 곧 그 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예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말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네 몸이 깨끗해진 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예수의 소문은 더욱더 널리 퍼져서 예수의 말씀을 듣거나 병을 고치려고 사람들이 사방에서 떼지어 왔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때때로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셔서 기도를 드리셨다.
# 오늘의 묵상: 고통과 더불어
각 시대마다 기억되는 최악의 질병이 있습니다. 중세 페스트가 그랬고, 현대에서는 암이 그렇지요. 오늘 예수께서는 나병환자를 만납니다. 그 당시에는 이 병이 가장 최악의 병이었습니다. 천형, 하늘의 형벌이라고까지 여겼으니까요. 그들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도 쫓겨나는 신세였습니다.
가족과도, 친한 동료들과도, 심지어 마을에서도 살 수가 없어요. 그런 나병환자 한 명이 오늘 땅에 엎드려 간청합니다. “선생님은 하고자만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주실 수 있습니다.” 나병환자의 고통은 아픔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는데서 시작합니다. 손가락 마디가 떨어져 나가도 아픔을 못 느낍니다. 발가락이 끊어져도 아무런 아픔을 느끼지 못해요. 아픔을 느끼는 감각은 인간에게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고통에 무뎌진다는 것은 곧 죽음으로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구원이나 어떤 소망, 평화와 정의, 자유. 이 모든 것을 이루는 과정은 우리를 아프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기에 피하고 싶은 그 아픔과 고통을 잘 바라보아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우리 삶의 길목에서 우리는 주님을 발견하고 새로운 빛으로 인도받습니다. 주님의 발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는 기쁨이 우리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나를 아프게 하는 무수한 일들이 오히려 당신께로 우리를 인도하는 선물임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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