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8:5-12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하고 사정하였다. 예수께서 “내가 가서 고쳐주마.” 하시자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 인이 낫겠습니다.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부하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또 저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감탄하시며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 말 어떤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잘 들어라. 많은 사람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치에 참석하겠으나 이 나라의 백성들은 바깥 어두운 곳에 쫓겨나 땅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 오늘의 묵상: 로마인 백인대장의 고백
오늘 성경 말씀에서 로마인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드린 말씀은 우리가 성찬을 받기 전에 하는 “주님을 제 안에 모시기를 감당치 못하오니,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라는 고백의 원전(原典, orignal source)입니다. 자기 하인의 중풍병을 고쳐 달라고 직접 부탁하는 주인도 흔치 않지만, 백인대장의 요청을 받은 예수님께서는 직접 가셔서 하인의 병을 고쳐 주시겠다고 나서십니다. 그때 백인 대장이 예수님께 드린 말씀이 오늘 제게 온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병 고쳐 주시기를 간청할 때 ‘예수님께서 직접 오셔서’ 환자를 고쳐 주시길 바랍니다.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고관도 예수님께서 직접 자기 집에 누워 있는 아들에게 가셔서 낫게 해 주시길 간청했습니다. 그런데 로마인 백인대장은 예수님께서 직접 가시겠다고 하시는데도 ‘감히’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 시지 못하겠다고 사양합니다.
자기 같은 이방인이 ‘거룩하신 분’을 자기 집에 모신다는 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냥 여기서 말씀만 하시면’ 자기 하인의 병이 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기 부하들이 명령에 따르듯이 ‘온 세상 의 만물과 영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에 따를 것을 믿는다는 신앙고백입니다.
저는, 제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주님을 제 안(집)에 모시고 직접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분을 제 안에 모신다는 것이 얼마나 거룩하고 어마어마한 일인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초가 태양의 열기로 심지에 불을 붙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참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입니다. 제가 주님의 은총을 받기에 얼마나 가당치 않는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성전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던 세리에게서 배워야겠습니다. 주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 오늘의 기도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가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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