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6일 금요일
요한 14:1-6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리고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이 없다면 내가 이렇게 말하겠느냐?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그러자 토마가 “주님, 저희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오늘의 묵상: 진정 살아있는 삶
교회를 다녔던 그리고 다니고자 하는 이유를 되짚어 봅니다. 우선 교회에 머무는 시간은 가장 고요한 시간입니다. 성서, 설교, 주보의 말씀 그리고 지혜를 한데 모아서 제 자신을 찬찬히 돌아 볼 수 있습니다. 이웃을 밟으려는 잔인함, 드러내 보이고 싶은 우쭐함, 솔직하지 못한 가식을 보며 부끄럽습니다. 또 한 주간, 세상의 잣대와 시선에 길들여져 메말라 시들어 버린 제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모습과 정반대 편에 서 있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참된 인간, 예수를 만나게 됩니다.
로마제국을 두려워하며 여기에 기생하는 나약한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진리를 담대하게 드러내 보이신 인간. 허울 좋은 설교에만 그치지 않고 외면 당하는 이웃을 진정으로 품어서 공동체를 이루는 삶을 통해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실현해 가는 길을 보여주신 인간. 그 한 길을 예수를 따라 걸어갈 때, 매 순간이 진정 살아있는 삶 곧 생명이라는 값진 진리를 교회는 제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감사성찬례에 참석해 온 지난 20년간 교회는 제게 한 없는 은총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말씀은 예나 지금이나 제 마음에 한결같고 온전합니다. 그런데, 수개월 전부터 교회를 가는 발걸음이 왜 불편하고 무거운지 하느님께 여쭙게 됩니다. 마음이 얽히고 종잡을 수 없거든 하느님을 또 예수를 믿으라는 오늘 복음말씀을 다시 새기게 됩니다.
# 오늘의 기도 마음이 두렵고 흔들리고 어찌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마다 하느님만 굳건히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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