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5:34-40 / 추석
그 때에 그 임금은 자기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내 아버지의 복을 받은 사람들이니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또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주었다.’
이 말을 듣고 의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또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으며, 언제 주님께서 병드셨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저희가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 오늘의 묵상: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한참 전 교회 안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어느 겨울, 새롭게 시작한 일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게 되어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 부담이 커지자 내부적으로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일의 추진보다 내부를 설득하고 다독이는데 체력이 바닥나자 그만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유혹에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몹시 힘에 겨웠던 어느 오후, 모든 것이 귀찮아 슬그머니 교회를 빠져나와 늦은 점심을 먹을 겸 한 식당에 들어가려는데 문 옆에 웅크리고 앉아 떨고 있는 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망설이다 무시하고 혼자 들어가 국밥을 시켰는데 자꾸 신경이 문밖으로 나갔습니다. 마침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 식당 안이 한가하기에 주인께 양해를 구하고 그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허겁지겁 국밥을 먹고는 꾸벅하며 제 앞에 잠시 서 있다 서둘러 나가는 그 사람의 멋쩍은 미소와 쫙 펴진 어깨를 보며 이상하게도 엉클어지고 차갑게 굳어져 있던 제 마음에 다시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주님의 선한 일을 다시 풀어나갈 힘이 회복됨을 느끼며 제 자신도 웬 영문인가 갸웃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배고픈 이가 보잘것없는 사람일까요? 내부의 저항을 이유 삼아 주님의 선한 일을 포기하려고 한 제가 더 보잘것없는 사람일까요? 그날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일어나 걸어갈 힘을 얻게 해 준 이는 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었음을 고백합니다.
# 오늘의 기도
힘들었던 시간에 한 사람을 통해 제게 베풀어주신 주님의 사랑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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